Project Colorful Mind

카테고리

POST : Project Colorful Mind

3. 대령 존 해리슨 Colonel John Harrison (下)

비밀리에 숨겨져 있는 제 31부서 (31 Section) 내엔 거의 완벽하게 격리 된 공간이 있었다. 그곳은 구금실 마냥 엄중한 보안이 되어 있었고 살상용 페이저를 든 보초가 지키고 있으며 인가 된 스타플릿 소속 임직원이 아니면 안을 보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넓다면 넓고 좁다면 좁은 그곳에 사내가 있었다.




 Project Colorful Mind

   3. 대령 존 해리슨 Colonel John Harrison (下)

  Written by Gesilliya




밖과는 전혀 상관없이 사내-존 해리슨 대령-는 입력장치를 두드리고 있었다.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움직이던 손이 문득 멈추고 그의 시선이 모니터 한 쪽으로 향했다. 간단하지만 명료한 글자가 눈에 들어오자 그는 의자를 슬쩍 뒤로 빼곤 정면을 응시했다. 실험관 마냥 투명하지만 밖에선 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되어있는 유리벽 뒤론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각자의 일에 여념이 없었다. 풍경을 감상하듯 밖의 모습을 보던 그는 의자를 당겨 문서를 만드는데 집중했다. 


공학자들이 보면 기가 질릴 내용만 입력하던 그는 저장버튼을 누른 뒤 다른 문서를 열었다. 화면 가득 떠오르는 푸른색과 흰색은 대령에게 낯설지 않았는지 아까와 같이 입력장치를 만졌다. 밖에서 보초가 두 번을 교대하고 31부서의 대다수가 퇴근을 해도 그의 손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이윽고 저장 된 두 개의 문서가 각각 출력되어 나오는 동안 대령은 지금껏 사용하던 컴퓨터의 모든 데이터를 삭제했다. 100여회가 넘는 삭제와 덮어쓰기의 반복으로 저장장치가 완벽히 초기화 된 후에야 자리서 일어난 그의 시선이 방 안을 훑었다. 2년여 동안 '유배'되어있던 공간은 처음과 같아서 아무도 없었다 해도 믿을 수 있었다.


힐끔 시계를 본 대령은 출력 된 문서를 정리해 각각의 봉투에 넣고 봉했다. 


' 이것으로 끝났다. 스타플릿의 개 마냥 휘둘리는 것도, 나의 가족(Crew)들의 목숨을 저당 잡히는 것도. '


존 해리슨 대령은 내부에 마련된 침대에 눕곤 잠을 청했다. 



오전 4시 30분.

단 한 명의 승객을 태운 비행기가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



스타플릿 본부는 평소와 다르게 매우 붐볐다. 이제 몇 시간만 지나면 영웅이나 진배 없을 이들이 돌아오기 때문이었다. 막 HQ로 향하는 진입로에 들어섰던 해리슨 대령은 분주한 주변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길을 걸었다. 세 개의 봉투를 든 체 두 달 전과 다름없이 인증을 하고 보고를 해야 하는 소장의 사무실까지 올라가는 것 까지 걸린 시간은 10여분. 평소보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소장은 자리에 있었다. 대령은 두 개의 봉투는 책상 위에 두고 나머지 하나를 든 채 앞쪽 소파에 앉았다. 소장이 두 개의 봉투를 열어 읽는 동안 그는 봉투를 열어 안의 문서를 읽고 있었다.


숨소리와 종이 넘어가는 소리 말곤 아무것도 없던 차에 소장이 입을 열었다.


" 함선의 건조는 다 끝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

" 그렇다. "

" 테스트 기간은 5주라 되어 있군. 그 동안은 함선에서 지내겠군. "


소장이 하는 말에 대령은 대답하지 않았다. 의견을 묻는 것 같지만 이미 모두 결정되어 강요가 되는 상황. 그는 대답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듯 했다. 서류의 마지막 장을 넘긴 소장은 그것들을 다시 봉하곤 자리서 일어섰다.


" 엔터프라이즈호의 모든 승무원들은 1100부터 함선에서 출발해 지구로 1300에 복귀하게 되어 있네. 시간에 맞춰 조나단 아처 장군님의 사무실로 가 있도록. "

" … "

" 함선으로 올라가는 것은 그 다음으로 하고. 정식 취역 하는 전날, 냉동튜브의 적재를 시작 할 것이네. "


해리슨 대령의 반응은 여전했다. 소장이 말 하는 것은 일방적인 통보. 단 한번이라도 그의 의견이 반영된 적은 없었기에-물론 그가 함선을 타게 된다면 달라질 것 이었다- 대답 하지 않았다. 필수사항의 전달이 완료되자 소장은 서류봉투들을 들고 밖으로 향했다.


" 사람 없는 사무실에 있을 건가? 휴게실에라도 가 있게. "


축객령이 내리고 나서야 해리슨 대령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PCM이라는 세 글자가 선명한 서류봉투를 든 채 소장보다 먼저 나간 그는 바로 장군의 사무실로 향했다. 소장은 대령에게 뭐라 하려 했지만 때마침 문이 닫혀버린 탓에 뒷말을 잇지 못했다. 깊은 한숨과 함께 소장은 자신의 비서에게 보고하러 다녀온다고 한 뒤 밖으로 향했다.




일반적으로 장성급에 달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사무실에 없는 경우가 많았다. 허나 오늘같이 스타플릿을 비롯한 전 지구적인 행사라고 할 수 있을 때는 사무실을 지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덕분에 해리슨 대령은 막 출근하는 장군을 볼 수 있었다. 아처 장군은 갑작스러운 방문객에 놀란 듯 하더니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갔다. 


" 오랜만이군, 존 해리슨 대령 - 아니, 칸 누니엔 싱. "

" ... "

"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있네만, 상관 없겠지. 들어오게. "


장군은 오래된 친우를 보듯이 행동했다. 존 해리슨 대령 - 칸 누니엔 싱은 그것에 별 다른 감정을 보이지 않고 안내 된 사무실 안으로 향했다. 장군 쯤 되면 대우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너른 사무실 이지만 그는 별 감흥 없다는 듯 서 있었다. 뒤따라 들어 온 조나단 아처 장군은 자신의 코트를 걸곤 대령 앞에 앉았다. 


" 예정된 시간 보다 일찍 왔군. 이곳에 있을 생각인가? "

" 그렇다. "

" 뭐, 나야 별 상관 없네만. 아- 그러고 보니 자네와 같이 나갈 이가 하나 있네. 자네도 익히 아는 사내지. "


장군의 얼굴은 재미있다는 듯 모습을 바꿨다. 건너편에 앉은 사내가 누군지 알고 있음에도 그는 경계하지 않았다. 두 손으로 마커스 제독의 두개골을 부숴버릴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진 사내. 즉, 존재 만으로 '무기'라 부를만한 사내였음에도 장군은 여유로웠다. 해리슨 대령은 반응 없이 냉막한 표정을 보일 뿐 이었다.


" 아 참, 자네와 함께 가는 이가 제어권을 가지게 되는데, 그가 죽어도 장치가 작동하네. 물론- 튜브를 열려고 한다던가, 스타플릿 소속 임직원을 직접 죽였을 때 장치가 작동한다는 것 등은 그대로일세. 있다 오후에 보도록 하지. 오랜만에 본부로 왔더니 할 일이 태산이거든. "


장군은 차엔 손 하나 대지 않고 사무실을 나갔다. 다시금 조용해진 곳에 대령은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앉아있을 뿐 이었다. 비서까지 나갔는지 밖이 고요해지자 그의 입이 달싹였다.


" 제임스 T. 커크. "



-



회의가 끝난 뒤 장군은 귀환한 제임스 T. 커크 대령과 함께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었다. 물론 그는 커크의 영웅다운 면과 훌륭히 임무를 완수 한 것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막 귀환 한 자네에게 미안하지만 휴가 뒤에 바로 다음 임무가 있을 예정이네. 5년임무 이후의 2차 탐사 프로젝트인데, 자네만한 인재가 없다 하더군. "


커크 대령에게 'PCM'이라 쓰인 서류봉투를 건넨 장군은 자신의 사무실 문을 직접 열어 커크가 먼저 들어가도록 배려했다. 그가 들어서고 장군은 문을 닫았다. 


" 이번에 Project Colorful Mind - 2차 탐사 프로젝트를 함께 할 존 해리슨 대령이네. 대령, 이쪽은 5년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제임스 T. 커크 대령일세. "


소파에 곧은 자세로 앉아있던 존 해리슨 대령은 천천히 일어나 몸을 돌렸다. 얼어붙은 눈동자는 금발의 사내를 똑바로 보고 있었다.



top

posted at

2014. 5. 2. 23:31
Gesilliya


CONTENTS

Project Colorful Mind
BLOG main image
스타트렉 칸커크 릴레이 'Project Colorful Mind' | Star trek : Into Darkness 기반 | 집필자 : 카레우유, Gesilliya | 아이디어 출처 : pic.twitter.com/CJ5lStalbI
RSS 2.0Tattertools
최근 글 최근 댓글 최근 트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