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Colorful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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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 Project Colorful Mind

4. 함장 제임스 T. 커크 (下)



Project Colorful Mind

 4. 함장 제임스 T. 커크 Captain James T. Kirk (下)

 Written by Kaelly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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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커크는 빛나는 사람이었다. 우주의 별들 사이에서나 환호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나 그는 늘 반짝였고 그 빛을 잃은 적이 없었다. 으레 사랑받는 사람이 그러하듯 커크는 그 사실을 알았다. 심지어 그것을즐기곤 했다. 즉 커크는 때론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그런 존재였다.


하지만 칸의 사건 이후 오만함 대신 겸손함을 배운 커크는 5년 임무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돌아와서도 지구 방방곡곡을 비롯해 알파 쿼드란트 전체가 주목하는 엔터프라이즈의 탐사 보고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도, 성실하게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예전이라면 상상도 못할 행동이었다. 스팍과 맥코이를 비롯한 엔터프라이즈의 크루들은 이에 속으로 감탄과 박수, 경의를 보냈다.


결국 조나단 아처 장군이 단상 위로 올라와 청중과 늘어선 카메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서야 커크는 질문 세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사람들에게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고 손을 흔들던 커크는 서늘한 건물 복도로 들어와서야 옅은 한숨을 쉬었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되지?" 아처 장군이 농을 던졌다.

"말도 마세요. 아직도 멀미가 납니다." 


커크가 농담으로 받아치며 웃어보였다. 아처 장군은 자신의 사무실로 그를 안내했고, 커크는 눈을 비비며 그를 따랐다. 자신에 대한 칭찬이라든가는 이미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상태였다. 커크는 정말 피곤했고, 빨리 어디에든 들어가서 자고 싶었다. 귀환한 엔터프라이즈 크루들 800여명은 이미 다음 임무로 소집되기 전까지 장기 휴가를 받은 터였다. 다들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갔겠지. 커크는 괜시리 울적해졌다.


돌아갈 곳이 없는 건 커크와 맥코이 정도였다. 스팍은 뉴벌컨에 들를 계획이라며 커크에게 언질을 한 참이었다. 그리고 맥코이는 아마 장교 숙사를 임시로 배정받을 거라고, 필요하다면 자기 것까지 해줄 테니 걱정 말라고 어깨를 툭툭 치고 갔더랬다. 커크는 다시 한 번 길게 하품을 뱉었다. 


"-미안하지만, 휴가 뒤에 바로 다음 임무가 있을 예정이네. 5년 임무 이후의 2차 탐사 프로젝트인데, 자네만한 인재가 없다 하더군."


들려오는 문장들을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쯤으로 치부하던 커크가 뒤늦게 그의 말을 듣고 눈을 크게 떴다. 뭐? 다음 임무? 2차 탐사요? 아처 장군은 커크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무언가를 건네 주었다. 잠깐 입을 벌렸던 커크는 가까스로 진정하고 그것을 받아들었다. PCM이라고 크게 쓰여 있는 서류봉투였다. 그것에 정신이 팔려있던 커크는 사무실로 들어가서도 미처 소파에 앉은 한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다.


"이번에 Project Colorful Mind - 2차 탐사 프로젝트를 함께할 존 해리슨 대령이네. 대령, 이쪽은 5년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제임스 T. 커크 대령일세."


귀로 들어온 아처 장군의 말을 듣고서야 커크는 믿을 수 없는, 그리고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과 귀가 잘못된 것이기를 바랐다. 청천벽력과 같은 그 '이름'의 언급에 커크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소파에 곧은 자세로 앉아있던 존 해리슨 대령이 일어나 자신을 똑바로 쏘아보고 있었지만 커크는 그를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 볼 수 없는 것인지 보지 않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커크는 존 해리슨, 아니, 칸 누니엔 싱, 수많은 사람을 죽였으며 자신을 위협하고 엔터프라이즈를 침몰시키려 한 범죄자를 상대하고 싶지 않은 것인지도 몰랐다.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참을 수 없는 그런 것.


"저 자는 존 해리슨이 아닙니다. 칸 누니엔 싱이라구요. 저 자가 무슨 짓을 했는지 그새 잊으셨습니까? 켈빈 기록보관소를 테러하고, 데이스트롬을 습격하고, 파이크를- 장교들을 죽였습니다. 저를 속이고 엔터프라이즈를 이 스타플릿 HQ에 꼴아박으려 했던 놈이라구요! 제 손으로 지하에 처넣었는데 어째서, 어째서 여기에 멀쩡히 있는 겁니까?"


커크가 격앙되어 거친 소리를 내뱉었다. 존 해리슨은 자못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커크를 노려보고 있었다. 조나단 아처 장군은 짧은 침음성을 뱉었다.


"왜 이러나. 공문도 보냈잖은가. 스타플릿은 더 이상 자네가 말한 것들에 대해 그에게 묻지 않기로 결정했어. 그러니 서로간의 사적인 감정 같은 건 나가서 둘이 해결하게."

"이 프로젝트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커크는 이를 갈며 대답했다. 서류 봉투를 꽉 쥔 손이 떨리고 있었다. 여전히 자신을 없는 사람 취급하는 태도에, 해리슨은 입을 다물고 그를 주시했다. 커크는 여전히 그에게 일말의 시선도 던지지 않았다. 


어디 누가 이기나 해볼까. 캡틴.


해리슨은 커크의 이런 점을 즐겼다. 하지만 결국 그는 지게 되어 있다. 그게 그의 운명이나 마찬가지였다. 커크는 그를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 


"자네에게 언제 선택권을 주었던가?"


아처 장군의 말에 커크가 그대로 입술을 깨물었다. 스타플릿의 평화를 지향한다고는 하나 애초에 군부였다. 군대에서 항명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를 처음 본 것처럼 행동하는 걸 보니 공문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나 보군. 자네 부관이 스팍 아닌가? 그를 경질하도록 하지."

"아-."


아처 장군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커크의 얼굴색이 변했다. 그가 순간 뻣뻣하게 굳는 것을, 해리슨은 분명히 보았다. 


"아닙니다. 장군님. 제 불찰입니다. 그가 올린 보고서를 제가 읽지 않은 것이니 저를 경질하시죠."


그리고 저를 이 프로젝트에서 빼내주시죠. 지금. 당장. 속마음을 삼키는 커크였다. 아처 장군은 잠깐 커크를 돌아보고 그냥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손짓으로 나가라는 표시를 했다.


"됐으니까 나가보게. 둘다. 임무 내용은 그 안에 다 들어있으니까 모르면 해리슨 대령에게 물어보고."


해리슨과 커크는 동시에 쫓겨났다. 사무실 문이 자동으로 닫히는 소리가 등 뒤로 들렸고 그제야 해리슨이 입을 열었다.


"하나만 말해두지. 나는 의사결정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닥쳐. 그냥 제발, 닥쳐."


서로를 마주 보지 않고 그저 벽만 바라보며 나란히 선 채, 커크가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스팍이 망설이던 게 두 달여가 지난 지금에 와서야 이해가 갔다. 아마 이것이었겠지. 그래도 그때 말했다면 지금 이렇게 엿같은 기분은 맛보지 않았을텐데. 커크는 속으로 온갖 욕설을 내뱉었다. 해리슨을 마주 보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마주 볼 수 없어서인지도 몰랐다. 다시금 그에게 속을지도 모른다는 본능적인 거부감과 두려움. 혹은 자신의 죽음의 원인이자 부활의 원인이기도 한 그에 대한 껄쩍지근한 그런 관계성.


새로운 탐사를, 그것도 칸과 가야 하다니. (커크는 여전히 그를 존 해리슨이라 부르는 것이 영 거슬렸다) 임무 내용을 확인하는 게 먼저다. 커크는 인사도 없이 그대로 몸을 돌렸다. 한시라도 빨리 이 자리를 뜨고 싶었다. 


"커크."


그가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 '캡틴'도 아니고 '성'을 불렀다. 커크는 이제 어찌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대답해야 하나? 무시해야 하나? 멈춰서야 하나? 칸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은 증오라기보단 배신감에 가까웠다. 그것도 막연한. 커크는 간신히 멈춰서서 짧게 답했다. 


"왜."

"임무 브리핑 리허설은 익일 14시다. 내일까지 컨퍼런스 C-3으로 나오도록."


일방적인 명령. 이에 커크가 가시돋친 말투로 비아냥거렸다. 


"네가 뭔데 나한테 명령을 해? 존. 해리슨. 대령. 모르나본데 나도 대령이거든."


해리슨은 서류를 툭툭 치며 자신도 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그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자 그제야 커크가 뒤를 돌아보았다. 멀어져가는 해리슨의 등을 커크는 똑바로, 그 푸른 눈빛으로 살벌하게 쏘아보았다. 


"내가 네 캡틴이니까. 내일 늦지 말도록."

"뭐...?!"


지구에 도착해서 세 번째로 깊은 충격과 분노를 느끼며, 커크가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급히 봉투를 열어 서류를 살폈다. 그의 말대로, 임무의 책임자는 존 해리슨이었다. 자신은 그의 부관이자 감시역이었다. 커크가 서류를 그대로 구겨버렸다. 이 빌어먹을 우주는 한 번도 자기 편인 적이 없었다.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커크는 이제 분노를 넘어서서 울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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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5. 9. 23:18
카레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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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령 존 해리슨 Colonel John Harrison (下)

비밀리에 숨겨져 있는 제 31부서 (31 Section) 내엔 거의 완벽하게 격리 된 공간이 있었다. 그곳은 구금실 마냥 엄중한 보안이 되어 있었고 살상용 페이저를 든 보초가 지키고 있으며 인가 된 스타플릿 소속 임직원이 아니면 안을 보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넓다면 넓고 좁다면 좁은 그곳에 사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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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대령 존 해리슨 Colonel John Harrison (下)

  Written by Gesilliya




밖과는 전혀 상관없이 사내-존 해리슨 대령-는 입력장치를 두드리고 있었다.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움직이던 손이 문득 멈추고 그의 시선이 모니터 한 쪽으로 향했다. 간단하지만 명료한 글자가 눈에 들어오자 그는 의자를 슬쩍 뒤로 빼곤 정면을 응시했다. 실험관 마냥 투명하지만 밖에선 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되어있는 유리벽 뒤론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각자의 일에 여념이 없었다. 풍경을 감상하듯 밖의 모습을 보던 그는 의자를 당겨 문서를 만드는데 집중했다. 


공학자들이 보면 기가 질릴 내용만 입력하던 그는 저장버튼을 누른 뒤 다른 문서를 열었다. 화면 가득 떠오르는 푸른색과 흰색은 대령에게 낯설지 않았는지 아까와 같이 입력장치를 만졌다. 밖에서 보초가 두 번을 교대하고 31부서의 대다수가 퇴근을 해도 그의 손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이윽고 저장 된 두 개의 문서가 각각 출력되어 나오는 동안 대령은 지금껏 사용하던 컴퓨터의 모든 데이터를 삭제했다. 100여회가 넘는 삭제와 덮어쓰기의 반복으로 저장장치가 완벽히 초기화 된 후에야 자리서 일어난 그의 시선이 방 안을 훑었다. 2년여 동안 '유배'되어있던 공간은 처음과 같아서 아무도 없었다 해도 믿을 수 있었다.


힐끔 시계를 본 대령은 출력 된 문서를 정리해 각각의 봉투에 넣고 봉했다. 


' 이것으로 끝났다. 스타플릿의 개 마냥 휘둘리는 것도, 나의 가족(Crew)들의 목숨을 저당 잡히는 것도. '


존 해리슨 대령은 내부에 마련된 침대에 눕곤 잠을 청했다. 



오전 4시 30분.

단 한 명의 승객을 태운 비행기가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



스타플릿 본부는 평소와 다르게 매우 붐볐다. 이제 몇 시간만 지나면 영웅이나 진배 없을 이들이 돌아오기 때문이었다. 막 HQ로 향하는 진입로에 들어섰던 해리슨 대령은 분주한 주변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길을 걸었다. 세 개의 봉투를 든 체 두 달 전과 다름없이 인증을 하고 보고를 해야 하는 소장의 사무실까지 올라가는 것 까지 걸린 시간은 10여분. 평소보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소장은 자리에 있었다. 대령은 두 개의 봉투는 책상 위에 두고 나머지 하나를 든 채 앞쪽 소파에 앉았다. 소장이 두 개의 봉투를 열어 읽는 동안 그는 봉투를 열어 안의 문서를 읽고 있었다.


숨소리와 종이 넘어가는 소리 말곤 아무것도 없던 차에 소장이 입을 열었다.


" 함선의 건조는 다 끝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

" 그렇다. "

" 테스트 기간은 5주라 되어 있군. 그 동안은 함선에서 지내겠군. "


소장이 하는 말에 대령은 대답하지 않았다. 의견을 묻는 것 같지만 이미 모두 결정되어 강요가 되는 상황. 그는 대답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듯 했다. 서류의 마지막 장을 넘긴 소장은 그것들을 다시 봉하곤 자리서 일어섰다.


" 엔터프라이즈호의 모든 승무원들은 1100부터 함선에서 출발해 지구로 1300에 복귀하게 되어 있네. 시간에 맞춰 조나단 아처 장군님의 사무실로 가 있도록. "

" … "

" 함선으로 올라가는 것은 그 다음으로 하고. 정식 취역 하는 전날, 냉동튜브의 적재를 시작 할 것이네. "


해리슨 대령의 반응은 여전했다. 소장이 말 하는 것은 일방적인 통보. 단 한번이라도 그의 의견이 반영된 적은 없었기에-물론 그가 함선을 타게 된다면 달라질 것 이었다- 대답 하지 않았다. 필수사항의 전달이 완료되자 소장은 서류봉투들을 들고 밖으로 향했다.


" 사람 없는 사무실에 있을 건가? 휴게실에라도 가 있게. "


축객령이 내리고 나서야 해리슨 대령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PCM이라는 세 글자가 선명한 서류봉투를 든 채 소장보다 먼저 나간 그는 바로 장군의 사무실로 향했다. 소장은 대령에게 뭐라 하려 했지만 때마침 문이 닫혀버린 탓에 뒷말을 잇지 못했다. 깊은 한숨과 함께 소장은 자신의 비서에게 보고하러 다녀온다고 한 뒤 밖으로 향했다.




일반적으로 장성급에 달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사무실에 없는 경우가 많았다. 허나 오늘같이 스타플릿을 비롯한 전 지구적인 행사라고 할 수 있을 때는 사무실을 지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덕분에 해리슨 대령은 막 출근하는 장군을 볼 수 있었다. 아처 장군은 갑작스러운 방문객에 놀란 듯 하더니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갔다. 


" 오랜만이군, 존 해리슨 대령 - 아니, 칸 누니엔 싱. "

" ... "

"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있네만, 상관 없겠지. 들어오게. "


장군은 오래된 친우를 보듯이 행동했다. 존 해리슨 대령 - 칸 누니엔 싱은 그것에 별 다른 감정을 보이지 않고 안내 된 사무실 안으로 향했다. 장군 쯤 되면 대우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너른 사무실 이지만 그는 별 감흥 없다는 듯 서 있었다. 뒤따라 들어 온 조나단 아처 장군은 자신의 코트를 걸곤 대령 앞에 앉았다. 


" 예정된 시간 보다 일찍 왔군. 이곳에 있을 생각인가? "

" 그렇다. "

" 뭐, 나야 별 상관 없네만. 아- 그러고 보니 자네와 같이 나갈 이가 하나 있네. 자네도 익히 아는 사내지. "


장군의 얼굴은 재미있다는 듯 모습을 바꿨다. 건너편에 앉은 사내가 누군지 알고 있음에도 그는 경계하지 않았다. 두 손으로 마커스 제독의 두개골을 부숴버릴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진 사내. 즉, 존재 만으로 '무기'라 부를만한 사내였음에도 장군은 여유로웠다. 해리슨 대령은 반응 없이 냉막한 표정을 보일 뿐 이었다.


" 아 참, 자네와 함께 가는 이가 제어권을 가지게 되는데, 그가 죽어도 장치가 작동하네. 물론- 튜브를 열려고 한다던가, 스타플릿 소속 임직원을 직접 죽였을 때 장치가 작동한다는 것 등은 그대로일세. 있다 오후에 보도록 하지. 오랜만에 본부로 왔더니 할 일이 태산이거든. "


장군은 차엔 손 하나 대지 않고 사무실을 나갔다. 다시금 조용해진 곳에 대령은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앉아있을 뿐 이었다. 비서까지 나갔는지 밖이 고요해지자 그의 입이 달싹였다.


" 제임스 T. 커크. "



-



회의가 끝난 뒤 장군은 귀환한 제임스 T. 커크 대령과 함께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었다. 물론 그는 커크의 영웅다운 면과 훌륭히 임무를 완수 한 것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막 귀환 한 자네에게 미안하지만 휴가 뒤에 바로 다음 임무가 있을 예정이네. 5년임무 이후의 2차 탐사 프로젝트인데, 자네만한 인재가 없다 하더군. "


커크 대령에게 'PCM'이라 쓰인 서류봉투를 건넨 장군은 자신의 사무실 문을 직접 열어 커크가 먼저 들어가도록 배려했다. 그가 들어서고 장군은 문을 닫았다. 


" 이번에 Project Colorful Mind - 2차 탐사 프로젝트를 함께 할 존 해리슨 대령이네. 대령, 이쪽은 5년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제임스 T. 커크 대령일세. "


소파에 곧은 자세로 앉아있던 존 해리슨 대령은 천천히 일어나 몸을 돌렸다. 얼어붙은 눈동자는 금발의 사내를 똑바로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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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5. 2. 23:31
Gesilliya


POST : Project Colorful Mind

2. 함장 제임스 T. 커크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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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함장 제임스 T. 커크 Captain James T. Kirk (上)

 Written by Kaelly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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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임무. 우주의 미개척 지대를 탐사하고 새로운 문명과 종족을 발견하고, 아무도 가지 않은 곳을 담대하게 나아가는 일. 물론 영광스러운 일이었지만, 지구를 오랫동안 떠나 있기도 하거니와 위험 요인이 높기 때문에 적임자가 많지 않았다. 대부분의 대령 직급 이상은 나이가 많았고 가족들이 있는 지구를 오랜 기간 비우는 것을 꺼려했다. 스타플릿은 이 5년 임무의 초안을 십여 년 전부터 잡아왔지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거나 잡고자 하는 사람이 없어 폐기될뻔 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 선구자적인 임무는 혜성같이 나타난, 영웅의 아들 제임스 커크에 의해 구제되었다. 800여명을 구하고 자신을 희생한 영웅 조지 커크. 그의 아들이 스타플릿에 입대했을 때 제임스 커크의 프로파일은 위원회부터 대령급에 이르기까지 한 번씩 거쳤다. 결국 대부분은 그의 이력에 실망하고 손을 털었지만, 파이크 대령과 마커스 제독은 그를 예의주시했다. 


그런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제임스 커크는 착실하게 성장했고, 일련의 사건―나라다 호(네로)와의 결전에서 승리, 엔터프라이즈의 함장으로 승진, 크리스토퍼 파이크의 죽음, 벤젠스 호(마커스)와의 결전에서 승리, 죽음 그리고 부활―을 통해 조지 커크 못지않은 영웅이자 희생 정신을 지녔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더군다나 그는 젊었고, 가족이라 부를 만한 인물도 지구에 많지 않았다. 


엔터프라이즈 크루들이 이름하여 제임스 커크의 '가족'이었다. 커크는 그것을 명실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결국 끝나기 마련이란 것도 알고 있었다. 5년 임무의 종결까지는 2개월. 


"스팍! 휴가 계획 세웠어?"

"일정을 미리 잡는 것은 현명한 일이나, 현 상황에서 그것을 질문하는 행동은 비논리적이라 판단됩니다."


스팍이 커크의 머리를 잡아 누르고, 바위를 엄폐물 삼아 페이저를 쏘았다. 꼬리가 네 개 달린 거대한 괴생물체가 새된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네 발에는 날카로운 발톱이 달려 있었고 입에는 톱니와 같은 이빨이 두 겹으로 나 있었다.


커크와 스팍은 바위에 등을 대고 나란히 앉아 숨을 몰아쉬었다. M급 행성이라 안심하고 단둘이 탐사하려 내려왔다가 호전적인 토착생명체를 만나 고전하는 중이었다. 커크는 페이저를 다시 치켜들며 웃었다.


"그래서? 세웠어?"


스팍은 대답하지 않았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벌컨의 종족 특징을 알고 있는 커크가 입을 비죽였다.


"안 세웠구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함장님. 스타플릿에서 공문이 내려왔습니다." 

"뭔데?"


그 순간 날카롭게 울부짖는 소리가 귀를 찔렀다. 뒤를 돌아보니 쓰러진 괴생명체 위로 또다른 괴생명체가 올라서서 위협적으로 꼬리를 휘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한 무리, 아니, 한 군락에 가까운 괴생명체들이 지축을 울리며 달려오고 있었다. 주변의 바위들이 진동했다. 커크는 입을 떡 벌렸다.


"중요한 내용입니다. 공문 내용은, 스타플릿 지하에 있던-." 스팍이 아랑곳않고 대답했다.


커크가 답답하다는 듯 스팍의 목덜미를 잡아 끌며 전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 명령 읊어대는 네가 더 비논리적이야!! 스카티!! 우리 올려줘(Beam us up)!! 지금 당장!!"


황금색 빛에 감싸여 이동하면서도 스팍은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샤워라도 하고 나왔는지 수건으로 머리를 비비며 커크가 스팍을 맞이했다. 휴식 시간이었다. 스팍은 커크의 쿼터 안에 성큼성큼 들어와 뒷짐을 지고 섰다. 커크는 그가 왜 왔는지 몰라 의아한 얼굴을 했다.


"체스하려고?"

"아닙니다. 아까 말씀드리지 못한 공문 내용에 대해서입니다."


아아. 커크가 고개를 끄덕이며 의자를 권했다. 스팍은 여전히 이것을 말해도 될지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는 상태였다. 5년 간, 그리고 사실은 그보다 약간 긴 시간 동안 커크를 봐오며 그가 어떤 사람인지 차츰 알게 되었던 탓이다. 그가 얼마나 감수성이 풍부하고 세심한 사람인지. 또한 얼마나 희생적이고 자신의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는지. 스팍은 제임스 커크를 자신의 함장으로 받아들인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그는 천재적이었고―때론 한심하지만― 존경할 만한 부분이 분명 있는 사람이었다. 비록 자신과 방식은 달라도, 스팍은 약 5년 동안 그와 맞추어 가는 것을 배웠다. 


"스팍?'


다소 긴 스팍의 침묵에 커크가 재차 그를 불렀다. 스팍은 결국 심호흡을 하고 말을 돌렸다.


"5년 임무 이후에 대해서입니다."

"상부에서 그런 공문이 내려왔어?"

"예. 함장님께서는 꼭 휴가를 갖기 전에 HQ에서 장교 회의에 참석하시라는 명령입니다."

"어차피 5년 임무 보고할 때 볼 텐데. 다들 날 너무 좋아한다니까."


커크가 씨익 웃으며 머리를 털었다. 아직 물기에 젖은 머리카락이 금색으로 빛났다. 스팍은 그의 얼굴을 주시하며 침을 삼켰다. 공문은 사실 두 개였다. 


장교 회의 참석과-


대령 존 해리슨에 대해서.


스팍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커크에게 동의했다. 커크는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아마 5년 임무가 끝나고 나서야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존 해리슨, 아니 칸 누니엔 싱이 약 1년 전에 해동되었으며 섹션 31 소속으로 멀쩡히 스타플릿-지구에서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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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25. 14:04
카레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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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렉 칸커크 릴레이 'Project Colorful Mind' | Star trek : Into Darkness 기반 | 집필자 : 카레우유, Gesilliya | 아이디어 출처 : pic.twitter.com/CJ5lStal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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